송도 집값 왜 이렇게 떨어졌나? 인천 전체로 확산되는 부동산 하락세
송도는 한때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라는 기대 속에 빠르게 개발되면서 집값이 급등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가격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다.
기존에는 저금리 덕분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이 가능했지만,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출 부담이 커졌다. 특히 실수요자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거래가 줄었고, 이는 집값 하락으로 이어졌다.
또한 송도의 공급 과잉 문제도 지적된다. 많은 신축 아파트가 한꺼번에 공급되면서 시장에 매물이 쏟아졌고,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전용 30평대 아파트는 최고가 대비 50% 이상 가격이 빠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2억 원을 호가하던 아파트가 최근 6억 원에 거래된 사례도 있다.
인천 전체로 확산되는 부동산 하락세
송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천 전역에서도 부동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월 2주 차 기준, 인천의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0.08%를 기록했으며, 연수구(-0.12%), 계양구(-0.11%), 남동구(-0.09%) 등 대부분 지역이 하락세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많은 계양구와 미추홀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신규 입주 물량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쉽게 나서지 않고 있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인천의 집값 하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서울과 수도권 양극화 심화… 강남은 다시 오르는데
반면, 서울 강남권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최근 송파구(0.14%), 강남구(0.08%), 서초구(0.11%)는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다. 서울시가 강남구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등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하면서 매수세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에서도 모든 지역이 오른 것은 아니다. 강북구(-0.03%), 도봉구(-0.06%), 노원구(-0.02%) 등 일부 외곽 지역은 여전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로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송도를 비롯한 수도권 외곽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뚜렷한 대응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규제를 완화해 매수 여력을 높여야 한다.
- 미분양 해소 방안 마련: 미분양이 심각한 지역에 대해 공공기관이 매입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
- 지역 맞춤형 부동산 정책: 서울과 수도권 외곽 지역의 시장 상황이 다른 만큼, 지역별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 신규 공급 조절: 당분간 주택 공급을 조절해 시장의 안정화를 유도해야 한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 조정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부동산 시장의 건전성을 회복하고 거품을 제거하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정부가 이 과정에서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수도권 외곽 지역의 하락세를 방치할 경우, 지역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정부가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